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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대도시의 사랑법 줄거리, 원작비교, 후기

by 뷰뷰잉 2025. 3. 5.

대도시의 사랑법 공식 포스터

 

 

  대도시의 사랑법
장르 드라마, 로맨스, 퀴어
감독 이언희
출연자 김고은, 노상현
평점 8.34
원작 소설 박상영

 

 

 

이언희 감독이 연출하고 김고은, 노상현이 주연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현대인의 관계와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대도시 속에서 외로움과 사랑을 겪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법한 인간관계의 복잡한 감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주인공들의 마음이 관객의 마음과 겹쳐지는 듯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1. 김고은의 인생 연기, 그리고 노상현의 재발견

김고은은 자유롭고 거침없는 성격의 ‘재희’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그녀가 연기하는 재희는 모든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인물로, 남들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간다. 이러한 재희의 모습은 김고은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 스타일과 만나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특히, 감정을 격하게 표출하는 장면에서도 그녀의 연기는 과하지 않고 현실적이어서 더욱 몰입감을 준다.

반면, 노상현이 연기한 ‘흥수’는 전혀 다른 성향을 지닌 캐릭터다. 그는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익숙하다. 이런 흥수의 모습은 재희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영화의 중심적인 관계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노상현은 과거 몇몇 작품에서 얼굴을 비쳤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연기력을 증명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두 배우의 감정 연기가 깊어지며, 관객들은 두 캐릭터가 만들어가는 미묘한 관계 속에서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된다. 김고은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입증했고, 노상현은 앞으로의 필모그래피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2. 도시에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단순한 멜로드라마가 아니다. 영화는 단순히 주인공들의 감정선만을 따라가지 않고,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과 환경까지도 함께 조명하며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는 영화 속에서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빛나는 밤거리, 좁은 원룸, 복잡한 지하철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런 배경들은 우리가 현실에서 매일 마주하는 장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영화는 ‘혼자 있지만 완전히 혼자인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주인공들은 대도시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지만, 서로를 통해 작은 위안을 얻는다. 이 관계는 전형적인 로맨스의 형태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공존하며 나누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며,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연애 관계의 틀을 벗어나 보다 넓은 의미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3. 원작과의 차이, 영화만의 감성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은 퀴어 문학으로 분류되며, 원작 속 ‘재희’와 ‘영’의 관계는 동성애적 코드가 뚜렷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영’ 대신 ‘흥수’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며, 퀴어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보다 보편적인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각색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영화는 더 많은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고, 기존 원작 팬들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영화는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영상미와 연출을 통해 감정을 더욱 극대화했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소설과는 다르다. 원작에서는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한 문체로 풀어냈다면,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눈빛과 표정, 공간적 연출을 활용하여 감정을 전달한다. 예를 들어, 영화 속에서 재희와 흥수가 함께 있는 장면들은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애틋하게 그려지며 관객들에게 강한 여운을 남긴다.

또한, 영화의 색감과 음악 역시 감성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차분하면서도 감성적인 OST는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리며, 서울의 밤거리를 담은 장면들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이처럼, 대도시의 사랑법은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영화만의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후기] “잔잔하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화려한 멜로드라마도,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도 아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극장을 나오며 문득 재희와 흥수의 대사들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도시의 빛과 그림자 속에서 우리는 때로 사랑하고, 때로 외롭다. 이 영화는 그런 순간들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낸다.

잔잔한 전개 속에서도 강한 감정의 파동을 느낄 수 있으며, 현실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연출은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주인공들의 고민과 갈등이 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상으로,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맺는 관계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잔잔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영화 한 편이 보고 싶다면, 대도시의 사랑법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