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화과 4학년 보경은 졸업을 앞두고도
작업과 감정 모두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4년째 연애 중인 덕우와의 익숙한 관계
흔들리는 마음, 멈추지 않는 선풍기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보경은 끝내
선택해야 할 순간과 마주한다
장기연애의 끝과 미뤄진 감정의
파열을 섬세하게 그린 단편영화
🎬 4학년 보경이 영화정보
| 4학년 보경이 (A Dangerous Woman) |
|
| 장르 | 로맨스 |
| 감독 | 이옥섭 |
| 출연 | 김꽃비, 구교환, 백수장 |
| 개봉일 | 2014년 독립영화제 출품작 |
| 러닝타임 | 28분 |
|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 OTT | 넷플릭스 |
🎬 4학년 보경이 등장인물

김꽃보경(김꽃비)
동양화과 4학년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작업과 감정 모두 정체된 상태에 놓여 있다. 4년째 이어온 연애 속에서 안정과 무기력을 동시에 느끼며, 자신이 더 이상 사랑받고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결정하지 못한 채 흔들리는 감정은 관계를 파국으로 밀어 넣고, 보경은 끝내 가장 솔직한 방식으로 균열을 드러낸다.

구덕우(구교환)
보경의 연인으로, 오래된 관계가 주는 익숙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보경의 미묘한 변화와 질문을 가볍게 넘기지만, 그 이면에는 관계를 잃고 싶지 않은 불안이 자리한다. 농담과 회피로 감정을 덮어두려다 결국 관계의 붕괴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백선배(백수장)
보경이 새로운 감정의 가능성을 느끼게 되는 대상이다.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거리감 있는 태도로 보경의 마음을 흔들며, 보경에게는 ‘지금의 삶을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착각과 기대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끝내 확실한 답이 되지는 못한 채, 보경의 혼란을 더욱 깊게 만든다.
🎬 4학년 보경이 줄거리, 결말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양화과 4학년인 보경은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작업도, 감정도 어딘가 멈춰 있는 상태다. 오래 사귄 연인 덕우와의 관계는 안정적이지만 설렘은 사라졌고, 보경은 자신의 생활과 감정이 모두 관성처럼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학교와 작업실, 연인을 오가는 반복적인 일상은 보경의 무기력함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보경은 어느 날 학교 선배의 집을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공기와 태도를 마주한다. 선배는 보경에게 직접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보경은 그 미묘한 거리감과 관심 속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동요를 느낀다. 이 만남 이후 보경의 시선은 덕우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머릿속에는 선배의 존재만 남는다.


보경은 중고 거래로 낡은 선풍기를 구매하고, 자연스럽게 덕우에게 연락한다. 덕우는 당연하다는 듯 보경을 찾아와 선풍기를 들어준다. 지하철에서 잠이 든 보경에게 덕우는 아무 말 없이 어깨를 내어주고,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익숙하고 편안한 사이인지가 드러난다. 그때 지하철 역 안내 방송이 오류가 난 것처럼 “갈아타시길 바랍니다”라는 말만 반복해서 흘러나온다.



선풍기를 들고 작업실로 향하던 길, 보경은 덕우에게 자신이 예쁘냐, 매력 있냐고 묻지만 덕우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 모습에 보경은 생각이 많아진다. 두 사람은 가게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선풍기 바람을 쐰다. 고장 난 선풍기는 멈추지 않고 계속 회전하고, 덕우는 손으로 잡아주며 이렇게 하면 고정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억지로 잡은 선풍기에서 딱딱 소리가 나자 보경은 시끄럽다며 그냥 두라고 한다.
보경은 덕우에게 “너와 있는 하루는 이렇게 긴데, 우리 벌써 4년째 만난다”라고 말한다. 덕우는 4년이 뭐가 기냐며 장난스럽게 “그럼 헤어지냐”라고 묻지만, 보경은 아무 반응을 하지 않는다. 분위기를 풀기 위해 덕우는 뒤늦게 장난을 치지만, 보경은 그마저도 받아주지 않는다. 그제야 덕우는 보경이 예쁘냐, 매력 있냐고 물었던 이유가 지금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그런 거냐며 심란해진다.



보경의 부탁으로 땀까지 흘려가며 선풍기를 들고 작업실까지 와준 덕우지만, 보경은 고맙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다. 작업실에 도착한 뒤 덕우는 동정하지 말라며, 선을 봐서 결혼할 거니까 그전까지 옆에 있으라고 보경에게 말한다. 그러면서도 덕우는 보경의 진심이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보경은 다시 떨리고 싶다며 덕우에게 키스를 하고 관계를 가진다. 그러나 덕우는 이렇게 좋아하는데 왜 헤어져야 하냐며, 더 큰 자극을 원한다면서 보경에게 자신의 목을 졸라달라고 한다. 보경은 덕우가 원하는 대로 목을 조르며 관계를 이어가지만, 덕우가 움직이지 않고 기절한 채 피를 흘리자 보경은 그가 죽은 줄 알고 크게 놀란다. 보경은 감옥에 들어가게 될 자신의 미래를 떠올린다.



보경은 오늘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며 선배에게 연락하고, 택시를 타고 선배의 집으로 향한다. 선배를 보자마자 보경은 그를 안고, 선배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보경은 자신이 이제 망했다며 진짜 못 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보경은 선배와 관계를 맺는다.
그 사이 택시에 두고 내린 보경의 휴대전화로 덕우에게서 계속 전화가 걸려온다. 보경은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 뒤 바로 학교로 향한다. 덕우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보경에게 장난을 치고, 보경은 울면서 감옥에 가는 줄 알았다고 말한다. 덕우는 보경을 달래며 작업실을 자신이 다 정리해 놓았다고 말하고, 아무렇지 않게 보경을 대한다. 덕우는 선풍기를 고쳤다며 이제 멈출 수 있다고 말하고, 보경은 선풍기를 끄라고 한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보경은 덕우에게 헤어지기로 한 거 기억나냐고 묻지만, 덕우는 못 들은 척하며 회피한다. 보경은 결국 덕우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아까 너무 무섭고 당황해서 선배와 잤다고 고백한다. 덕우는 정리해 두었던 무거운 가구들을 다시 세워버리며, 왜 자신을 그렇게 대하냐고 묻고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남긴 채 작업실을 떠난다. 보경이 다시 선풍기를 켜자, 선풍기에서는 다시 소음이 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장기 연애는 끝이 나고 영화는 마무리된다.
💬 4학년 보경이 감상평
이 영화는 단편극이라 러닝타임이 굉장히 짧고, 많은 사건이나 에피소드가 쏟아지는 작품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장기 연애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법한 권태와 익숙함을 아주 정확하게 짚어낸 영화라고 느껴졌어요.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관계가 오래되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감정의 변화들을 짧은 시간 안에 꽤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처음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선풍기를 보면서는 ‘이게 왜 이렇게 자주 나오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를 보다 보니 점점 그 의미가 이해됐습니다. 선풍기는 이 영화에서 사랑과 관계를 상징하는 장치처럼 느껴졌어요. 문제가 있는 선풍기를 덕우가 고쳐주며 보경의 곁에 머무르려 하는 모습, 그리고 보경이 결국 선풍기를 끄라고 말하는 장면은 덕우의 사랑과 그 사랑을 끊어내려는 보경의 선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선배에게 ‘갈아타는’ 선택까지 포함해서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마음에 남은 인물은 보경이 아니라 덕우였습니다. 아무 말 없이 무거운 짐을 들어주고, 지하철에서 잠든 보경이 기댈 수 있도록 조용히 어깨를 내어주고, 관계 속에서 늘 보경에게 맞춰주던 덕우를 보면서 이게 오히려 진짜 사랑에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덕우를 ‘설렘이 없다’는 이유로 버리는 보경의 선택은 끝까지 이해되지 않았고, 그래서 더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중간중간 수위가 꽤 높고 직설적인 표현들도 있어서 당황스러운 장면도 분명 있었지만, 단편영화라는 형식을 생각하면 오히려 솔직해서 인상 깊었습니다. 자극적인 장면들 역시 관계의 균열과 감정의 극단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받아들여졌고요. 무엇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분명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덕우가 남기고 떠나는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덕우가 보경에게 할 수 있었던 가장 차갑고, 가장 나쁜 말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크게 소리치지도, 감정을 폭발시키지도 않은 채 남긴 그 한마디가 이 영화의 여운을 오래 남기게 만듭니다.
⭐ 평점: 4.0 / 5.0
익숙함이란 감정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표현한 단편극
📌 4학년 보경이 예고편 (유튜브)
📌 로맨스 장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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